삼성디스플레이가 마침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철수했다. 최근 국내 공장에서 만들던 LCD 생산을 완전히 중단, 1991년부터 시작한 LCD 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LCD는 반도체, 휴대폰과 함께 지금의 '글로벌 삼성'을 만든 핵심이었다. 삼성은 LCD 기술을 앞세워 세계 TV 시장에서 소니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LCD는 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을 세계 1등 자리에 올린 주역이었다. 그러나 LCD는 정부 지원을 받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레드오션'으로 변모했고, 삼성은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됨에 따라 손을 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철수로 이제 삼성전자 TV에는 중국 BOE, CSOT가 만든 LCD 패널이 주를 이루게 됐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도 LCD를 공급받고 있으나 이는 일부일 뿐이다. TV 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 TV가 중국 패널로 양산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삼성은 LCD를 대신할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준비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한 QD나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모두 대량 생산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연간 4000만대를 판매하는 삼성전자 TV의 1%도 QD와 마이크로 LED가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산능력, 가격, 생산성 등을 모두 개선해야 하는데 첨단 기술 특정상 일정 수준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삼성의 투자와 전략이 중요해졌다. 핵심 부품을 계속 중국에 의존할 순 없다. 삼성 TV가 세계 1등을 차지한 배경에는 경쟁력 있는 삼성 패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자도생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과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