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1000배 빠른 토종 메인넷 '사슬' 오픈

블록체인 메인넷 사슬 익스플로러
블록체인 메인넷 사슬 익스플로러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는 '트릴레마' 문제를 세계 최초로 극복했다는 블록체인 엔진이 토종 스타트업에 의해 메인넷 운영을 개시했다. 1세대 비트코인과 2세대 이더리움의 느린 거래 속도, 제한된 처리 용량 등 문제를 기술적으로 개선한 이른바 '3세대' 블록체인 엔진이다.

8일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아티프렌즈는 국산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새로운 메인넷을 정식 오픈했다. 3세대 블록체인 엔진 '사슬(SASEUL)'을 기반으로 약 4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내놓은 첫 번째 퍼블릭 메인넷이다.

아티프렌즈는 메인넷의 안정성 등의 추가 테스트를 위해 지난 17일 1차 오픈 후 약 3주 정도 파이널 테스트를 거쳐 몇 가지 오류를 최종 수정했다. 현재 모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퍼블릭 공개 서버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참여해도 메인넷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사슬은 아티프렌즈에서 국내 토종 기술로 2018년부터 개발한 블록체인 엔진이다. 초창기 독자적인 합의 알고리즘에 국한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한 엔진으로 성장했다. 2021년 프라이빗 버전의 사슬 2.0이 완성됐고 이를 기반으로 한 퍼블릭 메인넷은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

사슬은 '매우 빠른 비트코인'으로 정의된다. 비트코인 이후 등장한 메인넷들이 초당거래속도(TPS)를 최대 수십만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들 대부분은 탈중앙화를 포기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블록체인으로 보기 어렵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속도 향상은 주로 비트코인의 작업증명방식(PoW)에서 검증인증명방식(PoS, PBFT)으로의 전환을 통해 이뤄진다. 문제는 이 경우 고정된 검증인을 공격하면 네트워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3세대 블록체인 연구는 대부분 검증인에 의한 증명 방식을 온전히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티프렌즈의 사슬은 PoW와 PoS의 결합을 통한 '이중 체인' 구조를 구축했다. 작업 증명 방식으로 검증인을 선출하고, 실제 트랜잭션 처리는 검증인에 의한 증병 방식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또한 합의 알고리즘으로 '가설수락절차(HAP)' 개념이 적용됐는데, 이는 서명과 가설 데이터만으로 다음 블록을 결정하기 때문에 검증인 노드를 특정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아티프렌즈는 이번 사슬 메인넷을 통해 아티프렌즈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고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사슬 메인넷에 참여하면 합의에 대한 보상으로 '슬(SL)' 코인이 제공된다. 하지만 아티프렌즈는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슬 코인 발행에 관여하거나 가상자산거래소 상장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정우 아티프렌즈 대표는 “보상으로 채굴되는 슬 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따라서 투기 목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블록체인 기술이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