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를 앞세운 LIV골프 인비테이셔널이 시작됐다. 8개 대회에 총상금 3000억원이 걸린 LIV골프 인비테이셔널의 첫 대회인 런던인비테이셔널이 9일(한국시간) 개막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의 갈등도 돈의 힘으로 버텨냈다.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 LIV골프 이적을 선언하는 등 선수 확보에도 일부 성과를 거뒀다. 방아쇠는 당겨졌다. 첫 대회는 시작에 불과하다. 7월 열리는 두 번째 대회에는 브라이슨 디섐보의 합류 소식까지 전해졌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중립을 선택했다. LIV골프에 가세한 선수들의 US오픈 출전이 가능해진 만큼 PGA투어 제명 카드도 힘을 잃는 분위기다. 결국 전면전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LIV골프의 공세가 시작됐다.
LIV골프를 향한 PGA의 거센 압박도 통하지 않았다. PGA투어가 제명을 거론하며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을 막자 일부 선수들은 회원증을 반납해버렸다. 케빈 나를 시작으로 더스틴 존슨까지 PGA투어를 탈퇴하고 LIV골프 이적하면서 LIV골프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존슨은 한 때 135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리며 PGA투어 305경기에서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24승을 거둔 스타플레이어다. 더스틴 존슨은 PGA투어를 떠나 LIV골프로 이적하는 대가로만 1500억원의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이 그 동안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총상금 932억원보다 많다. 존슨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최선을 결정”이라며 LIV골프 이적의 이유를 밝혔다.
우즈에 의한, 우즈를 위한 'PGA'... 양날의 검이었던 '우즈사랑'
LIV골프의 거센 도전이 현실화되면서 PGA가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타이거 우즈가 LIV골프의 1조원 제의를 뿌리치고 PGA투어에 잔류했지만 손실이 컸다. 존슨에 이어 디섐보까지 잃는 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PGA투어에 헌신하겠다던 존슨이 하루아침에 투어카드를 반납하며 돌아섰다.
타이거 우즈가 아니라면 오랜기간 PGA투어에서 쌓은 총상금을 훌쩍 넘어서는 거액의 제안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 PGA투어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PGA투어에서 타이거 우즈의 절대적인 존재감만큼 다른 선수들의 박탈감도 컸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 동안 PGA투어에서 타이거 우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타이거 우즈의 등장과 함께 PGA투어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전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이 우즈에게 집중됐고 우즈의 출전여부에 따라 A급, B급 대회로 나뉘는 게 당연시됐다.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 역시 '타이거 효과'의 수혜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적인 감정과 필드 위에서 경쟁하는 선수로서 감정은 다르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이 타이거 우즈라는 거대한 벽앞에서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이 PGA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타이거 외에도 수많은 선수를 지켜야하는 PGA가 어떤 반격카드를 꺼내들지 지켜볼 대목이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