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일본 기업이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을 추진한다. 기존 태양전지보다 얇고 가벼워 실내, 벽면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독일 태양광 필름 전문업체 헬리아텍이 연내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에 돌입한다고 보도했다. 연 생산량은 약 60만㎡다. 2024년까지 증산을 추진, 최대 약 110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기반 패널 설치가 어려운 원형 지붕이나 금속·유리 표면에 부착하는 수요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플라스틱 기판에 소재를 프린팅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제조 비용은 일반 폴리실리콘 기반 제품 대비 절반 수준이다. 무게를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데다 휘는 성질을 이용해 다양한 장소에 설치 가능하다. 전력 변환 효율이 10% 수준에 불과해 그동안 사용처가 한정됐지만 최근 소재 개량 등으로 변환 효율이 개선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리코는 2023년 연 100㎡ 규모로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단말기를 비롯해 터널·다리 등에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치하는 센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생산량을 1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리코는 해당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규슈대학과 협력했다. 4~5㎝ 시제품을 제작해 작년부터 시험 출하 중이다. 본격적 양산이 시작되면 폴리실리콘 제품 대비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사물인터넷(IoT) 센서 시장 규모는 296억달러(약 37조1805억원)를 형성할 전망이다. 2021년 대비 3.5배 증가한 규모다.
닛케이는 앞으로 IoT 센서 시장에 박막형 태양전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2년 사용가능한 일회용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고, 휘어지는 특성 덕에 디자인 설계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환경오염 원인인 납을 배출하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마쓰오 유타카 나고야대 교수는 “앞으로 획기적 소재가 발견되면 (박막형 태양전지의) 비용과 변환효율이 극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기업이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