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천안함 유족과 제2연평해전 유족 등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지 사흘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포격전,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맞서 싸운 호국영웅 및 가족과 오찬을 함께했다.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이라는 제목 아래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식사에 앞서 “천안함 마흔여섯 분 용사와 한주호 준위, 연평해전 여섯 분 용사, 연평도 포격전 두 용사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에게도 감사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나라를 지킨 영웅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마음은 지금도 똑같다”고 말했다.
또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며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다. 확실한 보훈체계 없이 강력한 국방이 있을 수 없고 보훈체계는 강력한 국방력의 기초다.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제가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영웅들의 용기를 국가의 이름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 장병들과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이자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했던 윤청자 여사 등 20명이 참석했다.
최 대령은 “바쁜 국정에도 저희 유가족과 장병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현 정부 들어 호국과 보훈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해 주시는 대통령과 현충원에서 양복 대신 작업복을 입고 묘비를 닦아주던 보훈처장 모습에 저희는 많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호국 영웅과 가족을 최대한 예우를 갖춰 대접했다. 대통령실 청사 정문에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배치돼 참석자들을 맞이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실을 찾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1층 입구에 레드카펫도 깔렸다. 참석자들에게는 대통령 시계가 전달됐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