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 1700억 '남아공 ESS 사업' 수주

293㎿h 규모…해외 완제품 설치 첫 사례
자체 개발한 PCS 채택 유력…연내 완공

효성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청이 발주한 1700억원 규모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을 따냈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완제품과 설치·공사까지 맡는 대규모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이 최근 남아공 전력회사 에스콤으로부터 293㎿h규모 ESS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사업 입찰에는 18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 기술 평가 등을 거쳐 효성중공업이 최종 낙점됐다.

효성중공업이 평창풍력단지에 설치한 ESS.
효성중공업이 평창풍력단지에 설치한 ESS.

사업은 ESS 완제품 설치·구축과 함께 전력망을 연결하는 변전소 증설과 상업 운전 후 5년 유지보수 계약까지다. 전체 수주액은 1700억원으로, 20피트 표준 컨테이너 약 300개 크기와 맞먹는다.

연내 완공되는 ESS는 주로 전력 부하가 적은 아침 시간 때 충전했다가 피크 시간인 저녁 때 사용하는 전력피크 저감용으로 활용된다. 또 일부는 전력 주파수조정(FR)이나 무효전력 보상장치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중국 CATL 제품이며, 배터리 다음으로 가격 비중이 높은 전력변환장치(PCS)는 효성중공업이 개발한 제품 채택이 유력하다. 현장에서 컨테이너 등에 배터리를 설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배터리 시스템이 일체형으로 제작돼 공사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

효성중공업은 이번을 계기로 선진국에 비해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등 해외 ESS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사업도 강화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아프리카 지역은 태양광, ESS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향후 높은 시장성이 기대된다”며 “ESS 분야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2016년 남아공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후 초고압 변압기와 초고압 차단기 사업을 수행하며 현지 업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