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尹정부,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합리적 에너지 믹스 과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 부문별 감축목표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상 전원별 발전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2부] 탄소중립·에너지 전환 <1>기술과 대타협으로 이뤄야 할 숙제

[대한민국 대전환 'ON'] 尹정부,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합리적 에너지 믹스 과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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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50 탄소중립' 및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큰 목표는 유지하면서 달성 가능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찾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재편과 원전과 신재생의 조화를 통한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전략을 도출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과학기술 기반 실현가능한 '탄소중립' 이행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합리적인 재생에너지·원전 에너지 믹스 정책을 위해 관계부처 간 소통을 강화하고, 지구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리더십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미국·유럽연합(EU)·영국·일본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경제규모 90%를 차지하는 130여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지지했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발맞춰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 중간 경로인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 줄이기로 상향 조정했다. 윤석열 정부 또한 국제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해 실현가능성 높은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과 주요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 정부는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자산운용사 등 민간에서도 탄소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국제경제 질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해 역내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기업들의 기후변화 공시 의무화 법안을 올 하반기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출의존도가 큰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글로벌 녹색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탄소중립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및 재생에너지 중심 탄소중립 정책이 현실적으로 NDC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중심으로 실현가능한 과학기술 기반 '윤석열표 탄소중립' 로드맵을 추진한다.

우선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민간위원 규모를 70명에서 절반인 35명 수준으로 줄이고 에너지·금융·산업 분야 전문가를 대폭 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포함 근거나 기준 등 EU 사례를 참고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안전성 향상, 해외수출 등을 위한 미래지향적 기술개발은 조건 없이 포함시킬 전망이다. 녹색채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일부 금융상품에 우선 적용해 해당 결과를 토대로 연내 분류체계를 보완하고 해설서를 발간한다. 녹색분류체계 시범사업 및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내년에는 현장에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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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역할 강화…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과제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은 원전 확대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 에너지와 원자력을 조화해 탄소중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원전이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국내 자립도가 높은 대표적인 발전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는 주요 핵심 부품을 중국이나 유럽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반해 원전은 무탄소 전원이면서도 국산 자급률이 높다. 또 원전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연료비 비중이 10%로 적다. 액화천연가스(LNG)는 발전단가 중 연료 비중이 75%, 석탄은 5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연료비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산업부는 우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고,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2030년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 계속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전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2030년 원전 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의 35% 수준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2030 NDC 상향안'에서 제시한 원전 발전 비중 23.9%보다 10%P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빠른 정책 추진과 함께 원전 확대 외에 재생에너지와 조화를 고려한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를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에너지 믹스가 나오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수립해야 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올해 말 확정해야 하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상향된 전환 부문 목표를 담아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2030년이면)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원전 10기의 수명 연장이 필수며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환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기 오르고 있지만 국내 전기요금에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공사가 20조~30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정부는 한전의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발전사 이익을 축소하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데 발전사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력시장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정책이 발목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전 한국전력공사 사장)는 “우리나라는 영국과 비교해 전기 원 단위로 따지면 4배 가까이 전력을 쓰고 있는데,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면 시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전기위원회를 독립해서 운영해야 하고, 전기위원회와 가스위원회를 합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