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이나 가격 제한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받을 수 없을까'. 이런 고민 해결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배달을 받기 위해 '최소 주문'에 맞춰 불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언제 물품이 도착할지 알 수 없는 등 배달시장에 장애물이 많다”면서 “자율주행 로봇이 배달업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을 만든다. '뉴비'라 이름 붙인 이 로봇은 사람이 걷는 속도와 유사한 7.2㎞/h(최대속도)로 주행하고, 최대 40㎏(안전 적재 중량 25㎏)까지 적재를 할 수 있다. 물품이 고객에게 전달되기 직전의 과정을 뜻하는 '라스트마일(Last Mile·1.6㎞)' 배송에 적합, 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강남 3구와 여의도, 인천 송도 등에서 실증을 벌여 성공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추가 매출을 올렸다”면서 “사업화 검증(PoC)을 끝내고 정식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율 주행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겠지만, 상용화에 기술적 문제는 없다”며 “남은 문제는 규제뿐”이라고 덧붙였다.
뉴빌리티의 저가격 배송 전략도 적중했다. 배달료가 저렴하다 보니 소비자가 1층까지 내려오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저가격 배달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존재하고,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는 도착시간에 맞춰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등 긍정적 징후를 포착했다”면서 “아파트 시공사, 엘레베이터 회사 등과 협업해 현관문 앞까지 배달할 수 있도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뉴비는 싸고 빠른 배달 서비스'라며 배달 시장의 혁신은 '낮은 가격'으로 허들을 낮추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뉴빌리티가 값비싼 라이다(LiDAR) 센서 대신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한 것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다양한 센서 기술과 융합해 복잡한 도심이나 악천후에서도 정확한 위치 추정과 장애물 인식이 가능하다.
해외 진출도 노린다. 일본, 대만, 태국 등 라스트마일 물류량이 충분하면서도 배달비가 높고 라이더 수급이 곤란한 국가가 대상이다. 다음 달 출시를 목표로 자체 애플리케이션(앱)도 준비하고 있다. 앱을 통해 동네를 기반으로 물품 구매는 물론 중고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이상민 대표는 뉴비와 앱(플랫폼)을 통해 배달업을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로봇 판매뿐만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플랫폼을 상용화하겠다”면서 “'펜 하나', '주스 하나'까지 배달이 가능하도록 배달 접근성을 높이고,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배달시장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