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크가 외산 일색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잉곳 제조 장비를 국산화했다. 국내 전력 반도체 소재 업체 쎄닉에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에스테크와 쎄닉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꼽히는 SiC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에스테크는 쎄닉에 SiC 잉곳 화학기상전송(PVT) 성장로를 올 하반기에 공급한다고 12일 밝혔다. SiC 잉곳을 만들기 위한 필수 장비로, 지금까지 미국·일본·유럽 등 외산 장비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가격만 수십억원에 이른다. 에스테크가 개발한 장비는 SiC 잉곳 시장 주류인 4인치, 6인치보다 큰 8인치 단결정 SiC 잉곳을 제조할 수 있다.
에스테크는 내열성과 내전압 특성이 뛰어난 SiC로 전력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려는 쎄닉과 협업,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SKC로부터 SiC 소재 기술과 설비, 인력을 이전받은 쎄닉은 단결정 SiC 웨이퍼 양산을 목표로 에스테크 장비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스테크 장비가 쎄닉에 공급, SiC 웨이퍼 양산이 본격화하면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위한 국내 기업 간 협업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갑렬 쎄닉 대표는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전력 반도체 고객 요구에 맞춰 SiC 웨이퍼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과 협력해 SiC 소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테크 국산화 성과는 실리콘 잉곳 PVT 성장로를 시장에 공급하며 축적한 기술력 덕분이다. 에스테크는 8인치 단결정 실리콘 잉곳과 12인치 잉곳 생산을 위한 PVT 장비를 앞세워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다양한 글로벌 웨이퍼 제조업체에 단결정 실리콘 잉곳 PVT 장비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SiC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장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수익 창구가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테크는 SiC PVT 장비로 급성장하는 전력 반도체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 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SiC 시장은 오는 2025년에 25억달러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iC PVT 장비는 전력 반도체 제조를 위한 필수 장비인 만큼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육영진 에스테크 연구소장은 “반도체 웨이퍼 장비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SiC 성장 장비의 정밀 제어 기술 적용, 기계적 신뢰성 확보, 국산 부품 중심의 장비 개발을 완성하겠다”고 전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