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위기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의 개혁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우 위원장은 먼저 극단적인 언어 표현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우 위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견해가 다양하게 분출돼야 하고 비대위는 이를 수렴해 당의 에너지가 바뀌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공격적 언어를 써선 안 된다. 앞으로 수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당내 건강한 목소리가 제대로 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들이 당의 운영과 관련해 발언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좋다. 지금까지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당원들이 국회의원들한테 답장을 받으면 기뻐한다. 그런 효능감이 있고 직접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등장한 여러 가지 비난의 목소리엔 우려를 표시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어렵다”며 “내가 야당 원내대표를 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다. 조심들 하시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수박' 논쟁을 사례로 꺼냈다. 수박이란 푸른 껍질과 빨간 속을 빗댄 표현으로 겉은 민주당이지만 정체성이 다르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특히 이재명 의원 지지층에서 이 의원 책임론을 언급한 정치인들을 공격하기 위해 활용하는 단어다.
“난 불출마라 다음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수박 이런 단어를 쓰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아울러 “특히 국회의원들은 절대 그 표현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또 “감시와 억압은 하지 않겠지만 당에 해가 되는 발언들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자리를 통해 공개적으로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린 이른바 '팬덤 정치'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특정 좌표 찍어서 500개나 1000개의 문자를 동시에 보내는 건 소통이 아니다“면서 ”조직화된 공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팬덤 문화에 대해선 당이 건강하게 토론해볼 생각“이라며 ”앞으로 그런 쪽을 주도하신 분하고 대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민생을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먼저 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패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작은 민생문제에서라도 성과를 내는 그런 유능함을 보여줬을 때 다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강력한 야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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