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호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이 지난 10일 뇌출혈로 별세했다. 향년 63세다.
영결식은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고, 유해는 경기도 분당 봉안당에 안장된다. 유족으로 부인 심효정씨와 아들 두명이 있다.
명 원장은 광주에서 태어나 198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1983년), 박사(1996년)를 받았다. 1985년 KERI에서 연구원으로 시작해 전기환경송전연구그룹장, 차세대전력망연구본부장, 미래전략실장, 연구부원장, 시험부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8월부터 한국전기연구원 제14대 원장으로 활동했다.
KERI에 재직하며 '전력설비 전자계 해석 및 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송전선로나 변전소 등 전력설비에서 발생하는 전자계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해 기기 및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기술이다. 해외에 의존했던 프로그램을 국산화해 국내 전력설비 품질과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 △765kV 초고압 송전선로 상용화 기술 개발 △350km/h 한국형 고속철도 전자파 대책기술 개발 및 안전성 확보 △낙뢰 및 고출력 전자기파(EMP)에서 국가 기간시설을 보호하는 핵심기술 개발 등의 굵직한 연구성과를 이끌었다.
2014년부터 연구부원장으로 기관 경영 일선에 나서 주요 사업 운영체계 개선, 조직 재정비, 연구원 역할과 책임(R&R) 정립을 주도했다. 이어 시험부원장을 맡아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통합시험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원장 재직 때는 '미래시대 전기화 세상(Electrified World)의 중심 KERI'를 비전으로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 전력을 기울였다.
지역상생 발전에도 힘을 쏟아 △캐나다 워털루대와 AI 협력을 통한 부산·창원 지역기업 제조 혁신 △국내 전력기기 업체 수출 저변 확대를 위한 'HVDC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인증센터' 착공 △경남 창원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 활성화 지원 △지역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창업센터' 증축 △전기 신소재·부품 기술 자립을 위한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 착공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광주 레독스흐름전지 시험인증센터' 구축 등 지역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원내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 공정한 방식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상향적 혁신'을 강조하며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에 앞장섰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