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개최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임시 금통위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인플레이션 고점이 언제일 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지시간으로 15일 나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입장이 급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가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조정한 건 단 세 번뿐이다.
2001년 9월 19일(0.5%포인트(P) 인하), 2008년 10월 27일(0.75%P 인하), 2020년 3월 16일(0.50%P 인하)이다. 각각 미국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라는 전대 미문의 사건이 벌어진 뒤 금융시장 대폭락 상황에서 나왔다. 임시 금통위는 한국은행법에 따라 의장(한은 총재)이나 2명 이상 금통위원 요구로 개최할 수 있다.
한은은 원래 매달 기준금리를 결정했는데 2017년부터 8번으로 줄였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일정 등을 감안한 조치다. 올해 연간 8차례 금리 결정 시기는 1월, 2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로 잡아 놨다. 나머지 4차례는 금융 안정회의를 개최한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예정된 금통위는 금융 안정회의만 열 계획이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을 하는 다음 달 13일 금통위 회의까지 기다리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로 나와 인플레이션 패닉에 빠진 미국 주식시장 영향을 우리 시장이 고스란히 받았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장기화되고,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매'가 벌어졌다.
지난 13일에 이어 14일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 모두 하락했다. 우리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 다우존스지수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주요국 채권금리도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이 줄줄이 무너졌다.
현지시간으로 FOMC 회의 결과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넘어 0.75%P를 한꺼번에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예상까지 나온다.
다만 한은 내부에선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시점에서 금통위를 개최해 금리를 올리기보다 폭락장이 일시적일 지, 장기화될 지에 대한 분석이 먼저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서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다른 관계자는 “6주마다 열리는 금통위 일정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