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탄국회” “점령군 행세”… 與·野 '원 구성' 네탓 공방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국회 하반기 개점휴업 중인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서로의 탓이라며 공방을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입법독주에 대한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독식은 이재명 의원 방탄 국회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국회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이 153석 통합민주당이 81석이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은 모두 민주당이 맡았다”면서 “힘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기 위함이었다”며 법사위원장 양보를 요구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왔던 이재명 의원이 이름을 꺼내며 공세를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입법독주의 결과는 대선과 지선의 패배였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명심(이재명의 마음)이 아닌 민심을 따라야 한다. 명심만을 쫓다가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법사위 개편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여야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 법사위 심사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축소했다. 심사 범위도 체계와 자구 심사로 한정했다”며 “이미 축소된 법사위 권한을 더 축소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견제 균형을 없애자는 것이다. 차라리 법사위를 없애자는 말이 솔직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원 구성 합의 지연 책임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반기 원구성 합의 주체가 아닌 상반기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당시 합의의 전제는 법사위 정상화였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합의를 먼저 파기한 것도 국민의힘”이라며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앞에서 사인한 내용을 국민의힘이 사흘만에 뒤집었다. 국회의장까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건 사실상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상반기 원내대표 합의의 전제 조건은 월권을 행사한 법사위 정상화가 전제였다”라며 “그런데 그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법사위 정상화는 여전히 국회 개혁의 핵심과제로 놓여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주장 중인 '국민의힘 법사위원장 합의설'에 선을 그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수석부대표간 논의가 없었다. 회동 이후에는 추가 회동이 없었다”며 “국민의힘도 만나자는 의사나 내용에 대한 진전의 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추가 입장문을 통해 “허위사실에 대한 향후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