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에 이어 14일에도 증시가 물가와 금리 인상 우려에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충격에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가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이날 국내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이 깨진 2472.96으로 출발해 0.46% 하락한 2492.9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11월 13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820선이 깨진 816.25에서 출발해 804선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상승, 전일 대비 0.63% 하락한 823.5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6% 상승함으로써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여파로 뉴욕 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다우존스는 2.79%, S&P500 지수는 3.88%, 나스닥지수는 4.68% 각각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전날에 이어 14일에도 힘을 쓰지 못했다. CPI 발표 후 연준이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제기된 여파가 컸다.
연준은 오는 14~15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하게 관측되고 있다. 연준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P 이상 올릴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는 올해 남은 다섯 차례 회의에서 매번 금리를 0.5%P 올리는 것과 같다.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4원 오른 1286.4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부터 급등, 장중 한때 1292.5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2020년 3월 19일(곡기준 1296.0원)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불안 양상 확대에 대한 대응책을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상황이 더욱 비상해졌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대외발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국내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이는 한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비공개 회동을 한 자리에서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시장 대응과 정책 등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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