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탄소중립 위해 개발한 '마이크로그리드' 국제표준, IEC 승인

ETRI 연구진들이 에너지저장장치를 비장전원 시스템에 연계하기위한 요구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ETRI 연구진들이 에너지저장장치를 비장전원 시스템에 연계하기위한 요구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국내 연구진이 전기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국제표준을 개발했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 체계를 마련해 탄소중립 실현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핵심 요소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기술 국제표준이 국제전기표준화위원회(IEC) 기술위원회에서 승인됐다고 15일 밝혔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으로 스마트그리드 기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작은 단위 스마트그리드로, 대규모 전력 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소규모 전력 시스템이다. 전력 수용가(소비자)와 에너지원(공급자), 에너지저장장치 및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갖춰 자체 운용이 가능하며, 대규모 전력 시스템과 연계도 가능하다.

ETRI가 개발해 제정된 마이크로그리드 국제표준은 에너지저장장치를 전력수요 관리와 비상 전원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요구사항 및 유즈케이스(Use Case) 정의, 공장 등 산업시설 수요반응(DR)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정의 등 2건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생산 에너지를 저장한 후 발전이 되지 않거나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에 에너지를 방전해 발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남는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가능케 한다.

연구진은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을 위해 현재 사용되는 디젤발전기 기반 비상 전원 시스템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요구사항과 지침을 개발해 국제표준으로 승인받았다. 현재 시스템 대비 상당한 탄소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 기술 IEC 국제표준이 한국 주도로 개발돼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ETRI는 한양대와 협업해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시설에서의 수요반응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역시 국제표준으로 승인받았다. 공장과 같은 제조업체는 일반 소비자보다 월등히 많은 전력을 소모해 특화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필수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와 제조업체 사이 인터페이스 표준화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전력 소비 패턴, 해당 지역 전력 공급 계획 등 데이터를 통한 수요반응 예측으로 마이크로그리드와 연계한 산업 설비 에너지관리시스템 표준을 개발했다. 제조업체가 전기 요금이나 전력수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강신각 ETRI 표준연구본부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국제표준이 국내 연구진 주도로 개발, 승인돼 매우 뜻깊다”며 “향후 스마트그리드까지 연계하여 전력 시장의 지능화,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AI 기반 스마트홈 에너지관리기술 국제표준 승인을 추진하는 동시에,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및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등 마이크로그리드 핵심·응용 기술 국제표준을 연이어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하는 '마이크로그리드 국제표준화 기반 구축'연구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