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테슬라용 배터리 공장'을 국내에 택한 이유

LG에너지솔루션의 첫 '원통형 중대형 전지(규격 4680)' 생산기지인 오창공장이 앞으로 이 회사의 '생산라인 모델'로 부상할 전망이다. 회사는 테슬라와 미래 파트너십을 결정할 '4680 배터리'의 초기 생산을 미국이 아닌 국내에 구축하는 건 오창공장을 연구개발(R&D)의 핵심 기지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 당장 물류비 절감뿐 아니라 세제 혜택 등 미국 시장 선점에도 유리하다. 국내 인력 중심으로 초기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로 확장할 신공장에 대한 '모델 공장' 역할을 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라인 통합관제센터(TOC).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라인 통합관제센터(TOC).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 배터리 관련 소재·장비 등 업계와 완제품 생산 전문인력을 통한 초기 생산 안정화를 노린다. 테슬라의 또 다른 배터리 공급사이자, 경쟁사인 파나소닉과 차별화를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17년 일본 파나소닉은 물류와 고객사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당시 신기술을 적용한 '2170 배터리' 생산기지를 미국 네바다주로 택했다. 이후 전문인력 확보와 신기술 대응 부족으로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1년 가까이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여기에 한발 더 나가 오창공장을 차세대 스마트팩토리 모델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 공장을 플랫폼화하면 각국마다 다른 언어·문화적 문제, 신규 인력의 교육 등 여러 장애물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오창 공장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창공장 내 팩토리 모니터링 컨트롤 센터(FMCC) 구축이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전세계 생산라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나 경험보다 수백 배 더 정확한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설비 공정에서 발생할 이상 유무를 시스템이 사전에 파악하고 보고할 독자 인프라를 마련 중이다.

또한 신규 공장 건설과 양산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생산설비 조작 패널, 계측장비와 동일한 형태의 가상 영상을 구현해 현지 직원들의 숙련도를 향상시키는 작업 또한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세계 주요 거점별로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가운데 해외 거점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고객'이다”며 “지금까지 진행 중인 생산기지는 완성차 생산공장의 근거리에 지어지고 있고 주요 거점 별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 비용 등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현지 시장 변화를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