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공급망? 尹정부 최대 리스크 떠오른 김건희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만에 암초를 만났다. 북핵도, 공급망 위기도 아닌, 대선 때처럼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다. 박근혜 정부 '비선'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논란에 “국민 여론을 들어가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영부인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을 없앤 뒤 나타난 부작용에 대한 답변이다.

논란은 '조용한 내조'를 강조했던 김 여사가 지난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등 공식 행보에 나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이전에도 팬클럽 '건희사랑'에 대통령이나 자신, 대통령실 내부 사진 등을 전달해 논란됐지만, 영부인으로서의 공식 행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영부인 자격으로 전직 대통령 영부인을 예방했고, 그 자리에 자신이 대표로 재직했던 코바나콘텐츠 관련자가 대거 일정에 동행하면서 논란도 증폭됐다. 특히 이들 중 2명은 현재 대통령실 채용과정도 진행 중이다.

영부인을 담당하는 대통령실 조직을 폐지한 뒤 측근을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하려 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단골 디자이너 딸을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해 도마 위에 올랐었다.

더욱이 팬클럽 회장을 맡은 강신업 변호사가 정치평론가 등과 SNS상에서 욕설을 섞은 논쟁을 벌이면서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가는 곳마다 실시간으로 (동선이) 사적 공간(팬카페)으로 유출되고 이러면 경호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면서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선 대통령마다 좀 다르게 규정되기는 하지만 이번에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대선 당시 허위학력 논란에 사과하며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당시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고 공언했고 이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한발 물러섰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처음 해보는건데 공식, 비공식 이런것을 어떻게 나눠야될지, 영부인으로 안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시작한지 얼마안돼서 국민 여론 들어가며 생각해보겠다”며 제2부속실 재설치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코바나콘텐츠 관련자의 대통령실 채용 검토에 대해선 “(김 여사)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라며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