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다시 연기됐다. 발사를 하루 앞두고 산화제 레벨 센서에 문제가 발생했다. 점검 결과에 따라 발사 일정이 예비일 기한을 넘어 잠정 연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발사 전 점검 과정에서 센서 이상이 발견됨에 따라 16일로 예정됐던 발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15일 오전 7시 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조립동을 출발, 오전 8시 30분 제2 발사대로 이동했다. 오전 11시 30분 발사패드 위에 수직으로 세워진 뒤 기술진이 발사 점검 작업에 들어갔다. 오후 2시 5분께 1단 산화제 탱크 내 산화제 수위를 측정하는 레벨 센서가 비정상 값을 나타내는 게 확인됐다.
고 본부장은 “센서 이상 원인에 대한 내부 검토를 먼저 진행한 뒤 현장에서 조치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며 “발사체가 기립한 상태에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해 발사 준비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연기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누리호는 발사대에서 내려와 조립동으로 다시 이동한 상태다. 레벨 센서 이상은 확인했지만 이상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센서 자체 오류이거나 센서를 연결부에 연결하는 하네스 또는 센서값을 변환하는 터미널 박스에 문제가 생겼거나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발사 후속 일정도 불분명하다. 정밀 점검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도 원인 부위에 따라 조치에 걸리는 시간이 저마다 다른 탓에 발사 일정을 다시 논의하기 위한 시점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항우연 측 설명이다. 누리호는 기상 및 여러 발사 상황을 고려해 오는 23일까지를 발사 가능 예비일로 정했지만, 최악의 경우 예비일을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 본부장은 “단순 하드웨어 문제일 수도 있는 만큼 후속 발사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른 시간 안에 확실히 문제를 해결해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고흥=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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