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영업점 운영시간을 늘린데 이어 오프라인 영업점 간 장벽 허물기에 나섰다. 편의점에 지점을 개설하고 영상으로 직원과 상담하는 디지털데스크를 도입하는 등 영업점 혁신 속도가 가파르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우정사업본부와 KB·신한·하나·우리은행이 업무위탁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주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입출금, 잔액조회 등 간단한 은행업무를 씨티·산업·기업·전북은행 고객의 경우 우체국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이번에 시중 4대 은행도 우체국 업무위탁에 참여함에 따라 은행 외 오프라인 대안 채널이 늘어나게 됐다.
우정사업본부와 시중 4대 은행은 올 연말까지 전국 2482개 금융취급 우체국 지점에서 입출금, 조회, ATM(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수시 입출금식 예금에 한정해 1회 1억원 한도로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산망을 고도화한 후 다른 예·적금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은행 대안지점 활성을 위해 은행이 아닌 비은행금융사나 유통사 등이 단순·규격화된 예금, 대출, 환업부 등을 할 수 있도록 은행법을 개정해 '은행대리업'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4대 은행과 우체국 간 업무위탁 제휴로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혁신에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일반은행의 경우 각 지점 당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영업점 생산성이 저하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게 오랜 숙제로 꼽혀왔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금융소비자 접근성 문제 등으로 영업점을 마냥 축소할 수 없는 딜레마에 부딪힌 것도 과제다. 영업점 직원 배치를 효율화할 수 있는 화상상담 디지털데스크를 도입하거나 편의점과 제휴한 무인지점을 신설하는 등 작년부터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고객의 영업점 방문 추이 데이터를 분석해 일부 지점의 평일 영업시간을 저녁까지 연장하고 주말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주말 영업점을 도입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우체국뿐만 아니라 편의점, 백화점 등 유통사에서 물품을 구매하며 거스름돈을 입출금하는 서비스도 활성화하겠다”며 “은행대리업을 도입하면 단순한 은행업무를 가까운 대리기관에서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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