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평적 경영인사 혁신안…"직원 자율성 부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총재와 부총재가 전권을 쥔 현행 권한을 아래로 위임하고, 내부 중심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요자 중심 수평적으로 확 바꾼다.

한은은 16일 이러한 내용의 '경영 인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안은 2020년 맥킨지에 의뢰한 조직문화 진단과 지난해 임직원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됐고, 지난 4월 부임한 이창용 총재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조직 근무 경험에 기반한 경영방침을 추가 반영해 완성됐다.

앞으로 총재나 부총재의 권한은 부총재보에게 위임돼 부총재보가 대내외적으로 담당 기능과 관련해서는 한은 최고 책임자 역할을 맡는다.

부총재보의 권한을 받은 국장은 부서 차원의 전략과 성과를 책임지고 부서 업무에 대해 완결권을 행사한다. 부장은 일반적 업무에서 기존 국장 권한을 갖는다.

국장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거나 부장이 아래에 반을 둬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민간 금융사에서 자리 잡은 일종의 '애자일 조직'도 활성화한다. 아울러 4~5급 하위 직급 직원도 애자일 조직 리더로 선임해 리더십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또 정보 공유와 협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고서 작성 등 업무는 수직적 리뷰와 함께 한은 내 동료 간 수평적 리뷰를 거치도록 했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직원이 특정 분야를 선택해 해당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는 '전문가 경로 제도'도 도입된다.

한은 지역본부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조사 연구를 늘리는 등 지역사회의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본부를 광역본부 중심체제로 개편해 현행 16개지역본부 조직체계를 7개광역본부, 9개지역본부로 개편할 계획이다.

한은은 “경영인사 혁신안의 추진동력 확보와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도입 가능한 제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며 “올해는 직무권한 하부위임, 정보공유 확대 및 리뷰 활성화, 일반기능·전문직원 직급 신설 등을 우선 시행하고 내년부터 국·부·팀제 확대, 전문가 경로 제도 1단계 시행 등을 시작으로 다른 제도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