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원숭이두창 국내 상륙에 대비해 대책반 가동에 들어갔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원숭이두창 대책반을 꾸렸다. 시민건강국장을 반장으로 총괄팀, 감시·조사팀, 의료자원관리팀, 진단검사팀, 예방접종팀 등 5개 조직을 운영한다. 대책반은 근무시간 외에도 자택에서 대기한다. 감염병 위기경보가 현재 '관심' 단계에서 '주의'로 상향되면 24시간 상황실 근무체계로 돌입한다.
시내 보건소에서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를 시에 보고하면 역학조사관이 의심환자 여부를 판정한다. 의심환자로 판정되면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5개소 23병상)으로 격리이송하고 검체를 채취해 질병관리청에 이송한다. 양성으로 판정되면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전시 역시 이달 중순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 대비 대응계획을 수립했다. 감염병관리과(감염병대응팀) 안에 대책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확진자는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으로 격리 이송해 치료한다.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분석기술을 이전받은 대전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체를 감별한다.
원숭이두창은 1970년대부터 중·서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병한 풍토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높다. 주요 전염경로는 혈액, 피부, 체액 등 감염체 직접 접촉이지만,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발열, 두통, 근육통으로 증상이 시작돼 발진, 수포, 농포가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42개국에서 2100여명이 감염됐다. 풍토병 국가인 아프리카 지역을 넘어 유럽, 북미로 빠르게 전파 중이다. WHO는 23일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 확산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원숭이두창 국내 발생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이달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분류했다. 다음 달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감염자가 발생하면 전파력이 없어질 때까지 격리하고 접촉자 중 고위험군은 21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