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KB국민은행까지 '알림' 앱 중단…고령층 불편 '불가피'

하나 이어 우리·국민은행도 중단
4대 은행 중 신한만 서비스 유지
고령층 등 금융 불편 불가피할 듯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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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주부 A씨는 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 확인을 위해 은행에 방문한다. 인터넷뱅킹을 사용하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지만, 혹시나 모를 착오 송금이나 피싱 등 범죄 우려로 이용을 꺼린다. 300원을 투자하면 문자로 받을 수 있지만, 괜한 비용을 쓰는 거 같아 이마저 하지 않는다. 이런 A씨에게 OO은행 직원 B씨는 '알림' 앱을 추천했다. 은행 알림 앱은 입출금 기능 없이 조회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도 비용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자사 알림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알림 앱을 중단하고, 자사 통합뱅킹 앱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알림 앱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고령층 비중이 상당해 디지털 소외계층 불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현재 서비스 중인 원터치알림서비스와 KB스타알림 앱을 3분기 중 중단한다. 해당 기능은 각각 자사 통합뱅킹 플랫폼 '우리원(WON)뱅킹'과 'KB스타뱅킹'으로 통합된다.

우선 우리은행이 7월 30일 원터치알림서비스를 중단한다. 국민은행은 내달 18일 KB스타알림 서비스 가입을, 9월 1일 입출금알림 등록 등을 순차적으로 중단해 10월 31일 최종 KB스타알림 앱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은행이 서비스하는 알림 앱은 은행 인터넷뱅킹 가입 없이도 생년월일과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약관동의, 휴대폰·이메일 인증만으로 실시간 입출금 내역 확인이 가능한 서비스다.

문자로만 입출금 내역 확인이 가능하던 시절 고객은 매달 300원가량을 지불해야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알림 앱이 나오면서 비용 없이 실시간으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자사 알림 앱 중단을 선언하면서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신한은행만이 서비스를 유지하게 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2020년 8월 '하나은행 하나알리미'를 통합뱅킹 앱 '원큐뱅킹'으로 통합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WON뱅킹과 알림앱 중복이용자가 많은 관계로, 앱 통합을 통해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며 “WON뱅킹에 간편회원 가입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알림 앱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않은 고령층 이용 비중이 높아 불편이 예상된다. 실제 알림 앱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지 않은 신한은행의 경우 이런 이유 등을 고려해 일단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알림 서비스 앱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고령층 이용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중단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편화에 따라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고령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은 요원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우리 국민의 디지털 생활 서비스 이용 중 금융서비스 비중은 48.2%로 10~40대(67.1%)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특히 6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다른 디지털 생활 서비스 중 금융서비스 비중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우리·KB국민은행까지 '알림' 앱 중단…고령층 불편 '불가피'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