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감지하는 피부 부착형 마이크로폰 개발

포스텍(POSTECH)은 조길원 화학공학과 교수·이시영 박사,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김준수 박사 연구팀이 고분자 재료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에 접목, 소리를 감지하는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소리 감지하는 피부 부착형 마이크로폰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
소리 감지하는 피부 부착형 마이크로폰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

휴대폰, 블루투스 기기 등에 활용되는 기존 MEMS 기반 마이크로폰은 얇고, 작고, 정교한 진동판 구조다. 다만 딱딱한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진동판이나 마이크로폰을 마음대로 휘거나 구부리기 어려웠다. 이는 마이크로폰이 소리를 감지하는 데도 걸림돌이 됐다.

연구팀은 실리콘보다 유연하고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있는 고분자 재료로 MEMS 기반 마이크로폰 구조를 구현했다. 마이크로폰 크기는 손톱 4분의 1, 두께는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인체의 넓은 부위뿐만 아니라 손가락에도 붙일 수 있으며, 마치 피부인 것처럼 편하게 마이크로폰을 사용할 수 있다.

위에서부터 고분자 기반 피부부착형 마이크로폰의 모식도, 부착 사진, 감지 성능 비교 그래프
위에서부터 고분자 기반 피부부착형 마이크로폰의 모식도, 부착 사진, 감지 성능 비교 그래프

연구 결과 마이크로폰의 민감도는 귀보다 높았으며 사용자 목소리를 비롯한 주변 소리를 왜곡 없이 인식했다. 사람의 청력 손상을 유발하는 85데시벨(dB) 이상 큰 소리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저주파 소리까지도 감지했다.

음성 감지 성능은 휴대폰이나 스튜디오용 마이크로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마이크로폰을 피부에 붙이고 상용 음성 비서 프로그램(구글 어시스턴트)에 연결하자 검색, 번역, 기기 조작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성과는 사물인터넷(IoT)과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를 위한 웨어러블 음성 인식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피부부착형 압력·온도 센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과 결합,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 전자 피부를 구현할 계획이다.

한국연구재단의 브릿지융합연구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논문 이미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논문 이미지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