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스마트그린 산단 사업은 2019년부터 제조업 르네상스 일환으로 추진하던 '스마트산업단지 선도 프로젝트'를 디지털 혁신과 그린 전환을 융합해 전환한 것이다. 개별 기업 제조혁신을 넘어 산단 차원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조성하고 에너지 자립형 모델을 구현 중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10개 산단을 친환경 첨단산업 거점으로 전환하고 이를 2025년까지 15개로 확대한다. 이후에는 전국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자신문은 2회에 걸쳐 스마트그린 산단의 대표 프로젝트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신제품 개발 기간 1년에서 3개월로 줄었습니다.”
“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져 글로벌 기업 납품에도 성공했습니다.”
스마트그린 산단의 공정혁신시뮬레이션 사업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그린 산단 사업 10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이 사업은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사업이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성능 예측 및 검증함으로써 중소·중견기업에 가상설계를 지원한다. 가상설계를 통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제품 단가를 낮추는 등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다.
기업은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활용해 컴퓨터를 이용한 모델링과 수치해석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 현상을 분석하고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해 제품 단가를 낮추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창원국가산단 기준 시뮬레이션 기반 기업 지원은 모두 43개사를 대상으로 55건이었다. 지원 결과 사업화 매출성과는 121억, 신규고용은 10명이었다. 수혜기업 매출성장률은 3.5%로 제조업 전체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공정혁신시뮬레이션 사업 1호 수혜기업인 상영마그네트는 자기장 흐름에 대한 맞춤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르게 현장실증해 신제품 개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박영재 상영마그네트 대표이사는 “공정혁신시뮬레이션 사업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동작하는 기술적 애로사항을 완벽히 해소하고 제품 개발 전 사전 예측이 가능하도록 FEMM 프로그램을 지원받아 단기간에 제품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EMM 프로그램은 전자기 유한요소를 해석하는 프로그램이다.
태림산업은 전산구조해석 시뮬레이션 프로세스를 통해 조향연결장치(IMS)의 조립성을 분석하고 설계·검증 신뢰성과 효율성을 확보해 폭스바겐 차량 연간 100만대 이상에 조향장치를 공급하는 부품업체로 선정됐다.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이사는 “공정혁신시뮬레이션센터와 협업으로 기존 개발 과정에서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반복적이었던 작업을 훨씬 수월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그 결과 제품 개발 속도와 순발력을 대폭 높여 P사, G사 등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차세대 플랫폼을 수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수혜기업 대부분 시뮬레이션을 통한 생산시간 절감, 제품 최적 설계, 매출 향상 등 효과를 봤다.
올해 공정혁신시뮬레이션 센터가 운영되는 경남 창원산단에 스마트이노베이션센터가 완공됐다. 내년에는 여수, 구미에 시뮬레이션 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국내 산업 에너지 72%를 소비하는 10만여개 기업이 집적된 산단은 '디지털 혁신'과 '탄소중립·그린 전환'이라는 양대 사업을 실증하고 제조업 혁신과 체질 개선을 시도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스마트그린 산단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다.
산단공은 산단 입주기업 제조공정 혁신을 지원하고 지역 내 지원기관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제조UP 사이버 인프라 센터'를 구축해 시뮬레이션 기반 핵심 인프라를 조성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융합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혁신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산단공은 산단별 주력업종 스마트화 방향에 따라 입주기업 신산업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컨셉형 시뮬레이션센터'를 신규로 반월·시화, 인천남동, 광주첨단, 대구성서, 울산미포, 군산, 부산녹산 등 6곳에 추가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전자신문사-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