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트래블 테크 스타트업 가부크스타일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스나다 켄지 가부크스타일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가 더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가부크스타일은 먼저 일본에서 확보한 일본인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사업을 벌이고, 향후 여행 구독 플랫폼 하프(HafH·Home away from Home)의 한국어 버전을 출시해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한국인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일 양국 간 관광시장 잠재성이 크다는 평가다. 한일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약 294만명이며, 방일 한국 여행객 수는 753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억눌렀던 관광수요가 다시 살아난다면 여행 플랫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프는 숙박 시설 구독 서비스다. 2019년 4월 출시 후 빠르게 확장하며 현재 36개국, 512개 도시로 전개했다. 메리어트·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체인부터 일본 지방 온천까지 약 1200개의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권은 유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섯 가지의 멤버십 플랜을 가지고 있다. 스탠다드의 경우 8820엔(약 8만4000원)으로 3박 숙박권과 200하프코인(플랫폼 내 포인트)를 제공한다. 특히 일본 금융공학을 이용한 알고리즘을 통해 호텔의 마진과 플랫폼의 마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스나다 대표는 하프의 강점으로 사용자경험(UX)을 꼽았다. 기존 온라인여행플랫폼(OTA)은 유저가 여행지를 설정하고 검색 시 수많은 숙박업체가 나열되고 상위에는 광고성 상품이 노출되는 반면 하프는 소수의 숙소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그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플랫폼”이면서 “숙박시설과 일대일(1대1)로 직접 계약을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저는 약 3만6000명으로, 30대 이하가 74%를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에서 각광받고 있다. 일본 20·30세대 중 연간 4번 이상 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800만명에 달할 만큼 여행이 대중화를 이뤘다. 가부크스타일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배 늘었고,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 피치항공 등과 항공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한국 호텔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호텔 매니저 채용에 나서는 등 한국 진출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