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뷰노의 AI 기반 심정지 예측 솔루션(뷰노메드 딥카스)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선진입의료기술'로 확정된 것이다. 비급여로 환자에게 진료비를 청구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의료 AI 확산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임재준 뷰노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번 결정으로 병원이 서비스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가 된 만큼 AI가 의료계에 더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허가를 받더라도 곧바로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며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기는 이를 활용해 특정한 의료행위를 수행할 때 수가가 지급되는 '행위수가'를 적용받는다. 행위수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코드'가 있어야 한다. 코드가 존재하면 문제가 없지만 새로운 코드를 받으려면 NECA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AI 의료기기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사례는 없다. AI가 적용된 의료기기를 진단에 활용하더라도 기존 행위수가와 동일한 수가만 인정받을 수 있었다. 진료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진 부담을 줄이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이 AI를 도입할 유인이 떨어졌던 이유다.
뷰노의 솔루션은 AI가 환자의 심정지 발생 위험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다. 새로운 의료기기다 보니 행위수가 지급을 위한 코드가 없었다.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수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임상적 유효성을 판단할 근거가 충분치 않았다. 이에 '선진입의료기술'라는 일종의 유예 제도를 통해 환자에게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개정한 제도다. 기술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최대 3년간 비급여로 사용하며 임상적 근거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제도 개선 이후 의료 AI로는 첫 선정 사례가 뷰노다.
임 본부장은 “이제 3D 프린팅, AI, 가상현실(VR) 등이 접목된 신개발 의료기기가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되는데 임상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의료 현장에 진입해 진료비 청구를 하지 못한다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뷰노는 본격적인 의료기관 영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적 근거를 쌓은 후 1~2년 뒤 신의료기술평가에 도전할 계획이다. 향후 건강보험 수가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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