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침해 상담·신고 건수가 최근 4년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정보 침해관련 신고 건수와 상담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5년간 총 88만8771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침해 상담·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17년 10만5122건이던 것이 2019년 16만4497건, 지난해 21만076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상담·신고 사례 중 개인정보가 침해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주민번호 등 타인정보 도용이 39만3209건으로 전체의 44.2%를 차지하고 있었다.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관련 사례도 22만2182건으로 25%나 됐다.
양 의원은 “최근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 급증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과 같이 대량의 개인정보를 장기간 보유하는 곳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인증(ISMS-P)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강조했다.
KISA가 운영하는 ISMS-P는 개인정보 관리체계와 안전성 확보조치 등에 관한 인증 제도다. ISMS-P와 유사한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의 경우 2013년 의무화하는 법안(정보통신망법 제47조)이 개정, 현재 시행되고 있다. ISMS 인증항목 총 80개는 ISMS-P 인증항목 102개에 모두 포함돼 있다. ISMS 인증을 받은 기업의 경우 22개 항목만 추가로 인증받으면 ISMS-P를 획득할 수 있다.
양 의원은 지난 24일 'ISMS-P 의무화 법안'(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양 의원은 “개인정보 침해 예방 차원에서 현재 자율로 되어 있는 ISMS-P도 ISMS와 같이 일정 기준 이상 사업자에 대해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정보처리자 중 정보통신망서비스 제공자,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 연간 매출액·이용자수가 일정 규모 이상인 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SMS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ISMS가 의무화되기 시작할 당시에는 일부 기업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정보보호 침해사고 사전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일정 기준 이상 기업에 대한 ISMS-P 의무화는 기업이 느끼는 불편과 사회적 손실보다는 미래 사회 핵심 산업인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