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민선 8기 시장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29일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에서 강도 높은 공공기관 구조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이날 구조개혁방안으로 현재 18개(지방공기업 4개, 출자출연기관 14개)인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수를 10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방공공기관은 시민의 복지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지만 최근 공공기관이 분야별로 난립한 기능중복, 방만 경영 등 문제가 제기돼 공공부문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그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개혁방안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대구교통공사로, 대구시설공단과 대구환경공단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각각 통합된다.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통폐합은 더욱 파격적이다. 대구문화재단과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6개 기관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통합된다.
대구청소년지원재단과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평생교육진흥원 등 4개 기관은 통합해 대구행복진흥원으로 새출발한다. 대구테크노파크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등 3개 기관은 대구테크노파크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이번 구조개혁을 통해 기관장 임금 등 공통경비 절감효과가 연간 47억원에 이를 것이며, 여기에 시설물 관리 일원화를 통한 위탁사업비 절감, 기능 중복 사업에 대한 사업비 절감 등을 합치면 연간 1000억원 예산절감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이번 공공기관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면서 “대구 미래 50년을 위해 모두 고통을 분담한다는 각오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공공기관 구조개혁방안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관들과 업계는 동요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대구테크노파크로 일원화될 경우 그동안 쌓은 ICT관련 사업역량이 위축되고, 관련 기업들이 소외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의 대구테크노파크와의 통합은 디자인 주도 제조기업 혁신이라는 글로벌 트랜드에 뒤쳐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특히 ICT업계는 “예산절감을 위한 공공기관 통폐합은 이해되지만 관련 산업을 전담할 기관이 독립기관으로 존재하는냐 유무가 다양한 국가 과제사업을 따오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향후 과제발굴과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편, 인수위는 통폐합 기관 과정에서의 직원 반발을 의식해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들은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