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북유럽·동유럽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원전과 녹색기술, 반도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대통령실이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의 첨단 미래산업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박5일 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해당 분야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외신이나 참모들의 보고를 통해 국제 문제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각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보니 국제정치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30명에 가까운 정상을 만났다. 양자회담 또는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만난 각국 정상은 대부분 윤 대통령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하루 빨리 자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도 각국 정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현지 경제인과도 만남을 갖고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기업인들에게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한국에 진출해서 여러 가지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스페인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기업인들은 재생에너지와 환경산업, 자동차 부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밝히며 한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또 인프라(기반시설)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기업이 협력해 제3국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오찬에 참석한 한 스페인 기업인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마드리드에 온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스페인 기업인과 간담회를 열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현지 동포와도 만찬을 갖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고 안익태 선생의 셋째 딸 레오노르 안 씨도 참석했다. 레오노르 안 씨는 현재 고 안익태 선생의 유택에서 거주하며 기념관을 관리하고 있다. 이 유택은 스페인 동포 사업가 권영호 씨가 매입해 국가에 기증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임재식 단장이 이끈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우리 가곡을 부르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며 “1999년 창단된 이 합창단은 스페인 단원들로 이뤄진 외국인 합창단이지만,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우리 가곡을 합창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보리밭'과 '밀양아리랑'에 이어 '우리의 소원'을 노래하자 임 단장이 눈물을 흘렸고, 이를 바라보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눈시울을 붉혔다”고 덧붙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포들은 지난 15년 동안 대통령이 한 번도 찾아주지 않았는데, 함께 눈물을 흘려준 대통령 부부를 보니 큰 힘과 위안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