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보건의료 데이터를 얼마나 개방하고 활용하는지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수가 국내 개발됐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강조되고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마이데이터 활성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데이터 활용 평가 방법이어서 앞으로 서비스 품질 측정 등에 중요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의료정보리더스포럼과 함께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지수를 개발하고 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이번 과제는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를 맡은 이영호 가천대 교수는 최근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열린 의료정보리더스포럼 심포지엄에서 실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영호 교수는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에 대한 평가 지표는 세계적으로 선행 사례가 없다”면서 “세계 최초로 나온 지수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표는 △데이터 개방 거버넌스 △데이터 개방 환경 구축 △개방 데이터 현황 △데이터 품질 관리 △데이터 보안 관리 5개 영역에서 9개 상위지표와 18개 세부지표로 구성됐다.
실증은 지표를 토대로 각 병원 데이터 관리·개방 담당자들이 자가 측정을 수행하고 의료·데이터 분야 전문가 실증위원들이 세부 지표별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증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병원은 70점을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은 33점으로 병원 간 데이터 개방과 활용에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민간병원에서 현재 데이터 개방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품질과 보안 체계는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를 측정한 결과로 기관별 편차가 크고 방문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제약은 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지수는 데이터 보유기관에서 데이터 개방 시 양적·질적 측면에서 개방 우수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평가체계가 마련되면 데이터 개방기관에 대한 정부의 보상 제공 시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고태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데이터를 얼마나 개방했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고 공공기관에 비해 의료기관의 경우 데이터 개방과 활용에 대한 성숙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평가 지표를 통해 자체 검증을 해보고 나아가서 데이터를 잘 개방한 곳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료정보학회와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결과를 종합해 보고서 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향후 병원 규모별로 평가 기준을 달리하거나 지표별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의료정보리더스포럼은 2017년 대한의료정보학회와 전자신문사가 공동 발족한 대한민국 유일 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 단체다. 병원이 직면한 ICT 이슈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의장을 맡고 있다.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지수(안)>
(자료=대한의료정보학회)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