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성비위 관련 징계 결정을 앞두고 지도부 내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이 대표 사건에 대한 참고인 추가조사 방침을 밝혀 윤리위 결정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4일 열린 최고위에서도 '침묵'을 이어갔다. 윤리위 심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근 최고위에서 발생한 갈등 상황과 본인을 향한 당내 불만에 대해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부터 최고위 공개발언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최고위를 취소하고 지방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앞서 이 대표와 최고위 비공개회의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배 의원실은 “최근 당대표와 관련한 문제와 함께 당 혼란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은척 열리는 최고위 회의에는 참석하기 힘들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를 둘러싼 윤리위 문제와 당내 갈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7일 예정된 최고위에서도 배 의원의 참석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전체적으로 7일 윤리위 결정을 앞두고 '조용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이 대표를 향한 공세도 주춤하다. 굳이 갈등을 표면화하기 보다는 곧 있을 윤리위 결정을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이계를 중심으로 윤리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여론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여론으로 마녀사냥 하듯 징계를 할까 걱정된다”며 “윤리위는 여론에 따라 움직이면 안된다. (의혹) 주장만 수용해 경찰 발표도 아닌 상황에서 징계를 하면 윤리위 자체가 존립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징계를 했을 때 수사 결과가 아니라거나, 징계를 안 했는데 수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모두 윤리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번주 윤리위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경찰은 이 대표 성 비위 의혹 관련 이를 주장하는 기업 대표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