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16곳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 주목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더VC 등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최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버킷플레이스로 파악됐다. 버킷플레이스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을 운영하는 회사로, 2350억원을 유치했다.
이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1898억), 쏘카(1832억), 그린랩스(1700억), 팀프레시(1600억), 두나무(1500억) 순으로 나타났다. 해긴, 세미파이브, 메가존클라우드, 리디, 클릭브랜즈,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베어로보틱스, 파킹클라우드, 뮤직카우, 직방도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상반기에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곳은 총 16개 업체다. 지난해 상반기 7개 업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치(19곳)에 근접한 숫자다. 업종도 다양해 인테리어, 모빌리티, 핀테크, 농업, 물류, 게임, 반도체 플랫폼, 클라우드, 콘텐츠 등으로 골고루 이뤄졌다.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이 늘어난 것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벤처 투자가 급감한 것과 대비된다. 국내에서는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지난해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결성된 펀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펀드는 투자 계획이 세워진 상태서 조성되기 때문에 집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상반기에 2000억원 이상 초대형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2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곳은 눔코리아, 비바리퍼블리카, 티몬, 뤼이드 4곳이었으나 올해는 버킷플레이스 한 곳에 그쳤다. 금액 면에서도 2000억 이상 투자받은 4개사 총 투자유치금은 1조5677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2350억원이어서 차이가 컸다.
이는 글로벌 투자 위축과 경기 침체, 증시 부진에 따른 기업공개(IPO)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PO 위축으로 회수 시장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기업 밸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반기 벤처투자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벤처투자는 지속되겠지만 대규모 투자를 비롯해 전체 투자 금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기 결성된 펀드가 많아서 급격한 변동을 겪는 해외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다만 피투자기업에 대한 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는 이미 시작됐고 초대형 투자유치가 줄어든 것도 이런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2022 상반기 주요 투자유치 기업 현황
자료:스타트업얼라이언스, 더VC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