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진통 끝에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전당대회 룰'을 확정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무위원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은 중앙위원회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진행하며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 경선만으로 컷오프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정된 룰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안을 섞은 수정안이다.
전준위가 지난 4일 컷오프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 반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당대회 룰을 발표한 지 이틀만이다. 이후 비대위가 이를 뒤집고 '중앙위원회 100%'안을 통과시켰지만 당무위에서 이를 반영한 것이다.
이날 당무위에서도 격론이 오갔지만 전준위안과 비대위안을 반반 섞은 새로운 수정안을 통과시킨 셈이다.
우 위원장은 “당대표 여론조사는 변별력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고 결국 당대표 선거방식은 전준위안을 반영해 절충을 시도했다. 그게 수정안으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최고위원선거 쟁점으로 꼽혔던 권역별 투표제도 역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최고위원을 뽑는 데 있어 지역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권역별 투표제도는 오늘 오전 비대위에서 스스로 철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고민은 이어질 전망이다.
우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광주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이기려면 호남·영남·충청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제대로는 수도권의 목소리만 된다”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 위원장은 “지금 수년 동안 영남과 충청, 호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이 없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이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문제 제기를 충분히 했다”면서도 “지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설계는 중장기 과제로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규백 의원의 전준위 복귀도 요청했다.
우 위원장은 “안 위원장의 서운함을 이해한다. 안 의원께서 다시 전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당부드린다”며 “전당대회 룰과 관련한 다툼에 대한 모든 것은 진행 과정을 원만하게 이끌지 못한 내 책임이다. 수정된 안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전당대회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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