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는 오봉옥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서사시 ‘붉은산 검은피’를 33년 만에 개정 출간했다고 6일 밝혔다. ‘붉은산 검은피’는 김지하의 ‘오적’, 이산하의 ‘한라산’과 더불어 1970~80년대 필화(筆禍)를 겪은 대표적 시집 중 하나다.
‘붉은산 검은피’ 간행위원회(임우기 간행위원장)는 "이 시집은 문학사적으로 다시 읽혀야 할 시집'이라며 개정 출간을 위한 후원자를 모집, 이에 201명이 호응해 개정판 ‘붉은산 검은피’가 출간됐다"고 말했다.
'1946년 화순탄광노동자 사건'은 1989년 이 시집 출간 후 여러 매체의 노력으로 그 진실이 조금씩 드러났고 특히 "월간 '말'紙의 특집기사, '한겨레' 특집기사, KBS 특집다큐 '화순칸데라 1946'으로 이어지며 실체적 진실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이번에 다시 선보이게 된 ‘붉은산 검은피’는 단순 재출간이 아니라 저자가 많은 부분 수정을 가했다는 점에서 수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은 수정이라기보다는 전면적 개정에 가까운 바, 덕분에 장시의 서정적 본때가 그대로 살아났다"고 말했다.
저자인 오봉옥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화순항쟁으로 인해 숨진 큰아버지를 위무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는 묻혀 있던 한 사건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봉옥 교수는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노랑’, ‘섯!’ 등이 있고, '영랑시문학상'과 '한송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계간지 ‘문학의 오늘’ 편집인을 맡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