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언어 영역은 다양성으로 인해 기계가 언어를 이해·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디지털전환이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어는 방언, 반말, 높임말, 세대·성별 차이 등 변수가 많아 대화 데이터화에 장벽이 높았다. 2017년부터 인공지능(AI) 콜센터가 소개됐음에도 음성 데이터 전환 기술 부족, 학습된 데이터 적용 지연 등으로 온전한 센터 구축이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첫 번째 전환점은 음성인식 발전으로 한국어의 특수성을 해결한 것이다. iOS·안드로이드녹음 애플리케이션(앱)이 생겨났고, 스위치 같은 앱으로 매달 50만건 이상의 방대한 실제 통화 내용을 암호화한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게 됐다. AI의 언어 분석 기술력 고도화가 기존 표준어를 기반으로 진행된 한국어 음성인식이 이제 전국에 있는 일반인이 일상에서 하는 대화 수준의 언어를 인식하고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발전한 것이다. 특히 고객의 대화를 이해하고 텍스트화하는 데 최대 75% 수준이던 STT(speech-to-text)를 현재 90% 이상으로 크게 향상, 언어 영역에서 AI 기술력의 정확도가 얼마나 빠르게 높아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두 번째 전환점은 2018년 음성 텍스트가 데이터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 기술 논문 발표다. 이 논문이 제시한 새로운 모델은 단순하게 맞는 키워드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주면서 콘셉트와 의미를 찾게 해 준 것이다. 예를 들어 AI는 '환불요청'이라는 요청사항을 단순히 단어 자체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뜻과 맥락을 이해해서 요청과 관련된 다른 문장들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전환점은 클라우드 시스템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앱으로의 전환이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해서 개선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특히 언어 영역에서 AI는 다양한 산업과 수많은 상황에 더욱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자체 구축형 시스템에서는 데이터 적용에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으며, 비용 또한 높았다. SaaS 앱으로 비용과 효과 모두 최적화돼 모든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추가 비용 없이 실시간 업데이트가 효율적으로 가능해졌다.
이제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도화된 음성인식, 자연어처리(NLP) 후 구조화된 통화를 데이터화하는 대화 데이터 분석(CDA) 신기술이 소개되며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CDA 기술은 고객 응대를 중요시하는 기업의 생산성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선착순 연결로 간단한 업무, 급한 업무 상관없이 무작정 기다리거나 지루한 ARS 선택 절차를 거쳐 상담원과 연결되는 경험을 더는 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 효율적인 고객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해서 신뢰도 제고로 연결할 수 있다. 정확한 음성 인식률로 고객의 실질적인 요구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감정언어까지 분석하고 객관적 데이터화까지 가능,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없애고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와 인사이트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시간 업데이트와 공유가 가능하다. 또 향후 업무 개선의 핵심 근거로 활용돼 기업은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며,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하는 모든 대화가 바로 기업의 핵심 자산이 되는 것이다.
류로빈 아틀라스랩 대표 rob@atlaslab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