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초·중등 교육환경 개선에 썼던 교육세 일부를 빼서 고등·평생교육을 지원하는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내국세 20.79%가 자동 반영되는 방식의 교육재정교부금 구조에 대한 개편방안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했다.
7일 충북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그동안 재정당국과 교육당국이 부딪혀온 교육재정교부금 개편방안이 논의됐다.
매년 5조원 남짓되는 교육세는 유아교육특별회계(누리과정지원금)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나뉜다. 이중 유·초·중등 교육환경에 쓰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조6000억원(2022년 기준)을 내년부터는 고등·평생교육을 위한 예산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가칭)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용도는 △대학 교육·연구역량 등 경쟁력 강화 △반도체 등 미래핵심 인재 양성 △직업 재교육 등 평생교육 지원 △지방대학 육성 등에 한정된다.
그동안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내국세 20.79%인 교부율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인해 예상 밖으로 교부금이 급증하면서 교부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해 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등교육은 132%인 반면 고등교육은 66%에 그쳐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교육계는 학생수가 줄지만 신도시 건설, 학급당 학생수 감소 등으로 학급수는 오히려 늘어난데다 미래교육을 위한 투자를 고려하면 학생수 감소와 연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는 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등 학생이 시간이 흐르면 보편화된 고등교육을 누리게 돼 미래 초·중등 학생이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 손가락을 자르는 심정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등이 11조원가량 내려가면서 올해 당장 교육청 예산이 줄어드는 폭은 아주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세 중 일부가 고등교육회계로 들어가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가재정전략회의 전에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던데다 어떤 형태로 대학에 지원될지 결정되지 않아 대학들로서도 실망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2027년에는 OECD보다 높은 수준인 GDP 1.1%를 고등교육에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단계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연차 계획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