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중등 위한 교육세 3.6조원 빼서 고등교육에 투입

교부율은 손 안대고 교육세 일부만 고등·평생교육으로
2027년까지 단계적 늘려 GDP 1.1% 고등교육에 투입

정부가 유·초·중등 교육환경 개선에 썼던 교육세 일부를 빼서 고등·평생교육을 지원하는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내국세 20.79%가 자동 반영되는 방식의 교육재정교부금 구조에 대한 개편방안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했다.

7일 충북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그동안 재정당국과 교육당국이 부딪혀온 교육재정교부금 개편방안이 논의됐다.

[기획]초·중등 위한 교육세 3.6조원 빼서 고등교육에 투입

매년 5조원 남짓되는 교육세는 유아교육특별회계(누리과정지원금)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나뉜다. 이중 유·초·중등 교육환경에 쓰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조6000억원(2022년 기준)을 내년부터는 고등·평생교육을 위한 예산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가칭)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용도는 △대학 교육·연구역량 등 경쟁력 강화 △반도체 등 미래핵심 인재 양성 △직업 재교육 등 평생교육 지원 △지방대학 육성 등에 한정된다.

그동안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내국세 20.79%인 교부율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인해 예상 밖으로 교부금이 급증하면서 교부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해 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등교육은 132%인 반면 고등교육은 66%에 그쳐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교육계는 학생수가 줄지만 신도시 건설, 학급당 학생수 감소 등으로 학급수는 오히려 늘어난데다 미래교육을 위한 투자를 고려하면 학생수 감소와 연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는 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등 학생이 시간이 흐르면 보편화된 고등교육을 누리게 돼 미래 초·중등 학생이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 손가락을 자르는 심정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등이 11조원가량 내려가면서 올해 당장 교육청 예산이 줄어드는 폭은 아주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세 중 일부가 고등교육회계로 들어가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가재정전략회의 전에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던데다 어떤 형태로 대학에 지원될지 결정되지 않아 대학들로서도 실망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2027년에는 OECD보다 높은 수준인 GDP 1.1%를 고등교육에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단계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연차 계획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