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방 거리유세 중 총격을 받아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8일 NHK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오전 아베 전 총리가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 니시다이지역 인근에서 연설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고 긴급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아베 전 총리가 두 차례 총성 이후 의식을 잃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NHK는 일본 경찰·소방 당국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목 오른쪽 부분과 왼쪽 가슴에서 출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급히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심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현재 의식이 없고 상태가 나쁘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서 한 40대 남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현장에서 총을 압수한 이후 나라경찰서로 이송해 조사 중이다. 해당 용의자는 현재 나라현에 거주중인 일본 해상자위대 출신 인물로 확인됐다.
NHK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번에 압수된 총을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해상자위대에서는 2005년께부터 3년여간 근무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불만이 있었다”면서 “죽이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
한 현장 목격자는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는 동안 남자가 뒤에서 접근했다. 두 번째 총을 발사하자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용의자가 아베 전 총리로부터 10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총을 쐈다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현재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번 범행의 배경은 아직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이달 10일 열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후보자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 나라시를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대책을 검토 중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