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첨단랩(대표 장하준)은 일본 등 해외기업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질화규소 분말을 대체할 수 있는 저가 하이브리드 베어링용 고인성·고강도 세라믹 볼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내식각성과 수율·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부품 코팅공정 기술도 개발했다.
세라믹 베어링은 기계장치를 구성하는 부품이나 기계장치에 의해 작동하는 구조물 회전 또는 직선 운동 시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량 내마모 부품 소재다. 기존 스틸 베어링의 냉간 용접, 윤활제 증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질화규소 분말은 일본이 거의 독점 생산해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첨단랩은 저가 금속 실리콘 스크랩과 덩어리 분쇄 기술을 확보해 일본산 고가 질화규소 분말 대비 70% 이상 제조 비용을 절감했다. 다양한 분말 첨가제와 소결조제로 배합과 볼밀 습식 분쇄로 입자 크기를 제어하고 분무 건조로 과립(구형)형 세라믹 분말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프레스 공정으로 지름 15㎜ 구형과 균일한 가압, 가스가압소결(GPS) 질화 공정 레시피 후 소결로 치밀한 질화규소 성형기술을 확보했다. 이렇게 제조한 하이브리드 베어링용 고인성·고강도 세라믹 볼은 기존 세라믹 성형체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열적·기계적 특성이 있다.
첨단랩은 또 전자빔 물리 증착법(EB-PVD) 박막 공정을 적용한 코팅 기술로 부식을 방지할 수 있는 내플라즈마성 부품 제조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반도체 미세화·고집적화 등을 구현하기 위한 화학증착공정(CVD)·에칭식각공정(DEP)은 항상 부품 내피가 부식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라믹 코팅 면이 떨어져 나와 불량을 일으키거나 잦은 내피 교체로 생산 수율 감소의 원인이 되곤 한다. 이에 따라 코팅용 산화이트륨 소재를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플라즈마 용사법으로 내피 부식을 방지해 왔다. 하지만 이 방법 또한 대기압 공정으로 코팅막이 거칠고 막 내부에 수많은 기공이 존재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첨단랩은 내식성과 코팅 기재 접착력을 높이기 위한 증착 소재를 새로 개발했으며 버퍼 층을 구성해 코팅 기재와 산화이트륨 접착력을 개선했다. 레이저 용융 공정을 도입해 표면 내식성을 강화하고 플라즈마 공정으로 기존 EB-PVD 한계를 극복했다.
첨단랩은 지난 6~8일 킨텍스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첨단세라믹전시회에서 새로 개발한 기술 및 제품을 전시해 관심을 끌었다.
장하준 대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부장 분야 첨단 기술을 지속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세라믹 소재·부품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 코팅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