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망주 키운다…한국도 '애그리게이터' 각광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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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서 주목받는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인 애그리게이터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애그리게이터는 유망 중소 브랜드나 소상공인 업체를 인수해 육성하는 모델이다. 잠재력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브랜드를 발굴해 최적화 마케팅과 공격적 투자로 기업가치를 키워 이익을 극대화한다.

아마존 브랜드 육성으로 급성장한 미국 '스라시오'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내 잠재력을 갖춘 유망 중소 브랜드를 인수한 후 유통부터 재고관리, 광고까지 체계적 시스템을 통해 매출을 높인다. 스라시오는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급부상했고,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 100여개에 달하는 애그리게이터 기업이 등장했다.

국내 주요 애그리게이터 업체로는 넥스트챕터, 뉴베슬, 클릭브랜즈 등이 있다. 이들도 네이버와 쿠팡 등에 입점한 소상공인 브랜드를 인수한 뒤 채널 확장,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다. 상품성과 시장성은 충분하지만 성장 속도가 더딘 브랜드에 새로운 사업 기회와 출구 전략을 제공한다.

국내뿐 아니라 아마존, 이베이, 쇼피, 라자다 등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입점도 돕는다. 브랜드 연합군을 이루면서 공급망 관리와 플랫폼 발굴, 마케팅, 결제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리소스를 효율화한 덕분이다. 규모가 커지면서 결제, 정산 처리를 위해 페이오니아 등 글로벌 통합 금융 솔루션 기업과도 적극 협력한다.

권오수 넥스트챕터 공동대표는 “해외 판매는 제품·마케팅 현지화부터 지식재산권 및 규제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 브랜드가 시작하기 쉽지 않다”면서 “애그리게이터는 전문화된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에 적합한 브랜드와 제품을 선별하고, 어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적합한지 맞춤화 전략을 수립한다”고 말했다.

뉴베슬은 해외 확장 잠재력이 있는 국내 소상공인 브랜드 인수 후, 미국 및 일본 확장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역할을 한다. 이재빈 뉴베슬 대표는 “아마존 판매의 경우 미국 내 물류 규정뿐 아니라 규격, 라벨링 등 플랫폼 규정을 상세하게 알아야 한다”면서 “송금, 환전, 대금지급 역시 국내 크로스보더 판매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오니아와 같은 금융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국내 브랜드 해외 진출을 돕는다”고 말했다.

뉴베슬은 올해 네이버D2SF로부터 전략 투자를 유치했다. 넥스트챕터도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마쳤다. 조달 자금으로 잠재력있는 소상공인 온라인 브랜드를 인수하고 글로벌 채널 확장, 운영·공급망 최적화, 신제품 발굴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