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면세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 관광 수요 회복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면세한도 확대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286명이다. 45일 만에 다시 2만명대를 넘어섰다. 내달 초 일일 확진자가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주요 국가도 코로나 재확산 조짐이 뚜렷하다.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프랑스와 영국은 일일 확진자 20만명대를 넘어섰고 이탈리아와 독일 또한 10만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면세점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코로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시안 등 주요 도시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방역 정책을 다시 강화하는 추세다. 올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앞둔 만큼 연말까지 고강도 방역 대책 '제로 코로나'를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재확산이 본격화될 경우 면세업계는 다시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이 크게 줄면서 면세업계가 기댈 곳은 국내외 관광 수요 밖에 없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은 8만8957명이다. 최근 1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 3만5903명보다 14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도 47% 증가하며 80만명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용객 수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처럼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더욱 절실하다. 환율이 높아질 경우 환율 상승분이 세금 감소분을 넘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육박하면서 일부 면세점 판매 가격이 백화점·온라인몰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반기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을 기대했던 면세업계 표정도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이달 들어 온라인 역직구몰 사업을 개시했지만 당장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역직구몰 사업은 긍정적이지만 당장의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내국인 매출 비중이라도 키울 수 있도록 600달러로 묶여 있는 면세한도 확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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