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이 미국 1위 전기차 초급속 충전사업자인 EA(Electrify America)에 공급한 충전기 숫자가 2000기를 넘어섰다. EA가 미국 전역에 운영 중인 초급속 충전기(150㎾·350㎾) 중 절반이 넘는 숫자다. 제품 가격만 약 15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추정된다. EA는 2025년까지 미국 전역에 1만기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시그넷이 2018년 미국 EA에 전기차용 초급속 충전기 공급 업체로 선정된 이후 공급한 충전기 물량이 2000기를 넘어섰다. 현재 EA가 현지에 운영 중인 초급속 충전소는 758개로 초급속 충전기 수는 3396개다. EA는 올해 연말까지 충전 부지 확보,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공사를 앞둔 신규 충전소 76곳으로 여기에 약 500기 초급속 충전기가 추가로 들어선다. 연말이면 4000기 가까이 늘어난다. SK시그넷이 공급한 물량이 EA 전체 물량의 절반을 크게 넘는 셈이다.
EA는 2020년까지 150㎾급 초급속 충전기 위주로 충전소를 구축·운영했고, 지난해부터는 350㎾급 충전기 위주로 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350㎾급 초급속 충전기 대당 가격은 1억원 수준이다. SK시그넷은 이미 2024년 2분기 물량까지 EA의 350㎾급 충전기 물량을 수주한 상태다.
EA는 폭스바겐이 2016년 말 미국 정부와 협정을 맺고 2017년부터 향후 10년간 12억달러(약 1조6000억)를 투입, 전역에 충전소를 구축할 목적으로 설립한 최대 충전사업자다. EA는 이달 초 폭스바겐과 지멘스로부터 4억5000만달러(약 5800억원) 추가 투자금을 유치했다. EA가 선정한 충전기 공급업체는 SK시그넷을 포함해 ABB(스위스)와 엠파섹(포르투갈) 등이다.
SK시그넷 관계자는 “EA와 좋은 공급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주 물량도 늘어나고 있지만 고객사 정보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