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작원들을 분야 망라하고 전 세계 기업에 위장 취업시켜 외화를 벌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가상자산 스타트업 창업자 A씨는 지난 2월 미 연방수사국(FBI)로부터 자신의 회사에 근무하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 B씨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B씨가 월급 수만달러를 북한으로 송금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전화를 받고 즉시 직원을 해고하고, 그가 “좋은 직원”이었다며 해명했다. 중국인을 자처한 북한 공작원 B씨는 채용을 위한 여러 차례의 면접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인재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장 취업은 북한이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와 정보기술(IT) 기업에 침입하는 다양한 경로 중 하나다. FBI는 단 한 차례의 침입으로 수억달러를 북한으로 빼돌리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와 FBI는 지난 5월 고도로 숙련된 IT 인력 수천명이 북한에 상당한 외화를 송금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경고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 평균 수입의 수백 배인 연봉 30만 달러(약 3억 93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으며, 최대 90%를 북한 당국에 상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 킴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가는 “북한이 매우 적극적이다. 지하실에서 암호화폐 채굴에 매달려왔던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다”며 “그들에겐 일상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미 당국자들은 일본 등 해외에 지사를 보유한 기술기업들에게 북한 IT 요원에 대해 경고했다. 북한이 표적으로 삼은 회사들은 지불처리회사와 구인회사 등 프리랜서 기술자들이 일하는 모든 부문을 망라한다.
코로나 팬데믹과 북한의 국경 봉쇄 등으로 북한 당국에서는 IT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벌이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들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넘어 수입을 본국으로 송금할 뿐만 아니라 북한 체류 해커들이 암호화폐나 다른 기술 회사들을 해킹하는 것을 지원하며 북한 해커가 암호화폐를 송금하는 것도 돕는다.
닉 칼슨전 FBI 정보분석가는 “북한 해커들과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기술자들은 서로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이 협력해 링크드인과 같은 개방형 구인 사이트를 활용해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2019년 북한 해커들로 추정되는 구직자들이 유럽 항공방산업체 2곳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링크드인에 구직 광고를 올린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