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하루만에 재개...중단했던 대통령실 '머쓱'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이유로 잠정 중단한 지 하루 만이다. 대통령실은 전날인 11일 출입기자단 내 확진자가 속출하자 대통령과 기자 안전을 위해 근접 취재와 도어스테핑을 중단한다고 밝혔었다.

이날 도어스테핑 역시 계획에는 없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출근길 대통령실 출입구에 대기하던 출입기자들이 인사를 건네자 “여러분(출입기자단)이 확진됐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가급적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청사 안전을 지키고자 했는데 다들 나오신다”면서 반갑게 마주했다.

'도어스테핑 하실 것인가요?'라는 요청에도 “물어볼거 있으면 물어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대신 평소 1m 안팎 근접에서 이뤄지던 도어스테핑은 7~8m가량 떨어진 채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평소처럼 질문을 받고 간략하게 답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에는 “어제 질병관리청장, 국가 감염병 대응위원장, 복지차관이 와서 회의했는데 내일 국무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 기본 방침이 (결정된다)”고 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의 주안점에 대해선 “제일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다. 경제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라며 여유도 보였다. '내일도 도어스테핑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거야 하면 안되나? 여러분 괜찮으면 며칠 있다가 (포토라인) 칩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다운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날 즉흥적인 도어스테핑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거리낌없는 윤 대통령 평소 스타일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인사 문제와 경제 위기, 불필요한 친인척·지인 논란 때문이지 도어스테핑의 정제되지 않은 윤 대통령 발언이 주된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대통령과 출입기자단 안전을 이유로 중단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도어스테핑이 재개되면서 참모진이 대통령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이 전날 근접취재 및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결정한 것은 경호처 주장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초반인데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건 등으로 대통령실 내에서도 경호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홍보수석실 등 각 참모진 간 역할 조율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