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사업에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실제 금리 수준을 연 5.5% 이하로 설정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신규 대출 고객에 대한 금리와 비교해도 파격적인 수준이어서 은행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각 시중은행에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사업으로 공급하는 금리를 5.5% 이하로 설정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잠정 최대 7% 수준으로 대환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5.5% 상한 캡을 씌운 셈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을 적용하면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자는 은행에서 5.5% 금리에 신용보증기금 수수료 1%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최대 2년간 5.5%를 적용받게 되며 이후에는 시중 금리 변동 현황, 대출 상환 현황 등을 감안해 금리가 조정된다.
금융당국은 지원 대상자 중 낮은 신용도 때문에 도저히 1금융권으로 대환이 어려운 차주를 위해 2금융권 내 대환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금융권 내 대환대출 금리는 최대 연 9%로 설정하고 이를 각 은행에 권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들은 당국 권고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반 신규 대출자와 비교해도 5.5% 금리는 상당히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신용도 등의 문제로 1금융권에서 대출받지 못한 차주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1금융권으로 대환하는 것이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추후 부실 가능성까지 염두할 수밖에 없다.
은행연합회의 지난 6월 기준 공시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국민 3.26%, 우리 2.97%, 농협 2.92%, 신한 2.85%, 하나 2.51%였다.
여기에 더해 당국은 지원대상 중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개인은 비대면으로 대환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본인이 지원대상 여부를 온라인에서 확인하고 실제 은행에 대환까지 신청해 실행하는 과정을 모두 비대면으로 할 수 있게끔 구현할 계획이다. 법인 소기업은 영업점 창구를 이용하도록 해 오프라인 영업점의 업무 마비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원대상자가 쉽게 은행별 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원대상자가 한정된 만큼 핀테크 플랫폼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안내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실질적인 금리 비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상한선을 5.5% 이하로 권고한 만큼 이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곳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일반 신규대출 고객 대비 금리가 파격적인데 여기에 더해 저금리 경쟁에 나설 은행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익은 기대할 수 없고 되레 부실 대출 규모가 커질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대환 금리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은행권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소기업 대환대출 5.5%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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