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과 관련,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언급한 것을 두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명백한 역사의식 부재”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WSJ이 지난 8일 보도한 '아베 신조 총격 사건이 일본의 전쟁 전 정치 폭력 역사를 상기시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WSJ은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오래 재임한 총리 중 한 명인 이토 히로부미는 1909년 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기차역에서 살해됐다. 암살자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반대했던 한국인 민족주의자였다”라고 썼다.
이어 “1921년 11월 당시 총리인 하라 다카시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도쿄역 철도 개찰원의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1936년 2월 쿠데타를 시도한 음모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었던 다카하시 고레키요 전 총리와 다른 사람들을 암살했다”고 썼다.
서 교수는 “이번 기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예시로 다룬 것은 WSJ의 명백한 역사 인식의 부재라고 판단된다”며 “다른 사건들은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이지만,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은 '독립운동'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SJ에 기사 수정 요청을 할 것이다. 전 세계 독자들이 이번 기사로 인해 역사적인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미국 NBC 해설자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NBC가 공식으로 사과한 사례를 들었다.
이어 “앞으로 미국 언론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더 펼쳐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