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드론을 활용한 배송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월마트 등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상업적 목적의 드론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일본도 라쿠텐이 드론 택배 실증에 나서는 등 각 국가마다 드론 배송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도 안전 관련 규제와 비용 문제가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올해 말 미국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은 2016년 영국에서 드론 시범 배송 테스트에 성공한 적 있지만 미국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존은 2020년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배송용 드론 '프라임 에어(Prime Air)' 운항 허가를 받았다.
아마존이 2013년 발표한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는 주문 후 30분 내 반경 16㎞ 이내 고객에게 물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만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아마존은 향후 145개의 발사대를 설치해 연간 약 5억개의 택배를 드론 배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드론을 활용해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배송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보다 앞서 미국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은 월마트와 구글이다. 구글은 모회사 알파벳이 운영하는 드론 배송업체 윙(Wing)을 통해 지난 4월 미국 대도시 지역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드론 배달을 시작했다. 일반 의약품과 가정 필수품을 포함해 100개 품목이 서비스 대상이다. 윙은 2019년 버지니아주에서 테스트 배송을 시작한 이후 미국을 비롯해 핀란드, 호주 등 3개국에서 현재까지 20만건 이상의 드론 배송을 완료했다.
아마존과 구글이 자체 개발 드론으로 상용화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한다면 월마트는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상업적 드론 배송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는 2020년 드론 배송 스타트업인 집라인, 드론업, 플라이트렉스와 업무제휴를 맺고 상업적 드론 배송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월마트와 집라인은 지난해 11월 미국 아칸소주에서 건강·웰빙 관련 상품 드론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상업용으로는 미국 최초다. 지난 5월에는 드론업과 협력해 미국 6개주에 거주하는 40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드론 물품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면 최단 30분에 지정장소로 배달한다.
일본도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드론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전자상거래기업 라쿠텐은 드론을 통한 도서지역 상품 배송과 고층 아파트 온디맨드 배송 실증에 일본 최초로 성공했다.
다만 드론 배송에 있어 안전과 관련한 규제는 큰 걸림돌이다. 미국에서도 연방항공청 규제로 인해 드론 배송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드론 배송 상업적 확장을 위해서는 드론 자율비행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 항공청은 안전 문제로 인해 일률적으로 시야에서 벗어나는 드론 비행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누군가가 현장에서 비행 상황을 의무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만큼 드론 배송을 대규모 상업화하기 어려운 구조다.
드론 배송 비용이 비싸다는 점도 상용화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미국 현지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 서비스 비용이 1건당 63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을 통한 아마존 프라임 배송 비용은 1건당 5달러 미만이다. 다만 드론 배송 서비스 업체들은 배송 범위가 넓어지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드론 배송 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