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인도네시아에 이어 일본에 스타트업 육성 거점인 '신한 퓨처스랩'을 세운다. 신한금융그룹은 현지 진출을 원하는 국내 스타트업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일본은 핀테크 부문에서 성장 여지가 충분한 시장이라고 판단해 퓨처스랩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신한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를 도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한 퓨처스랩은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2016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2019년 9월 인도네시아에도 거점을 마련했다. 현지 시장조사와 협력 네트워크 개발 등을 신한금융이 준비하고 각 그룹 계열사 멘토링으로 사업화부터 투자 유치까지 종합 지원한다. 신한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한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와 협력해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한국 스타트업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40개의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육성했다. 2017년 육성기업 5개사에서 2019년 10개사, 2020년 19개사로 매년 증가했다. 현지 진출을 원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2개 기업을 선발해 지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0년부터 현지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나서 지난 6월까지 총 5기에 걸쳐 20개 기업을 지원했다. 보맵, 피플펀드, 스토어카메라, 센스톤 등 국내 스타트업 8개사의 현지 진출을 위해 다리를 놨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벤처펀드를 조성해서 해외 유망 디지털 기업과 해외 진출 예정 국내 기업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1호 디지털 전략펀드(SI)를 결성했고, 최근 2호 펀드를 결성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캐시리스추진협의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 전체 비현금 결제수단 가운데 신용카드(61조엔), 전자화폐(6조엔), QR코드(4조2000억엔) 순으로 사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2020년 스마트폰 QR코드 결제액은 저렴한 수수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9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일본은 경제 선진국이지만 상대적으로 핀테크 시장 성장이 늦다. 현금 사용 선호도가 높아 비현금 결제 발달이 늦은 편이어서 핀테크 시장 개척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비접촉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대 간편결제기업 페이팔이 일본 BNPL(선구매 후결제) 스타트업 페이디(Paidy)를 27억달러(약 3조5407억원)에 인수하고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페이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일본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3배 이상 성장해 2000억달러 규모가 됐지만 전체 거래의 3분의 2 이상이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다. 구글도 일본 디지털 결제·정산기업 프링(Pring)을 인수하고 현지 송금·결제 서비스 시장 진출 계획을 세웠다. 애플도 애플페이와 일본 교통카드를 연동해 결제·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표]신한금융그룹 '신한 퓨처스랩' 해외 진출 개요 (자료=신한금융그룹)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