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비스포크 정수기 신제품 출시…직접 제조 유력

삼성전자가 올 4분기 비스포크 정수기 신제품을 출시한다. 지난해 3월 첫 정수기 출시 이후 약 1년 반 만의 신제품이다.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을 취했던 전작과 달리 삼성전자가 직접 제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해 3월 국내 출시한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해 3월 국내 출시한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비스포크 정수기' 신제품 안전인증에 이어 최근 전파인증까지 완료했다. 내부적으로 출시 시점을 조율 중으로 4분기 내 출시가 유력하다.

새 제품은 지난해 3월 국내에 출시한 '비스포크 정수기' 후속작이다. 당시 12년 만에 삼성의 정수기 시장 재진출을 알린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4단계 정수시스템과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선택 구매할 수 있는 모듈형 방식, 자가관리 기능 등을 내세웠다.

신제품은 큰 틀에서 기존 모델과 유사한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본체를 싱크대 안에 숨기고, 물이 나오는 출수부만 밖에 노출하는 직수형 언더싱크 타입을 유지한다. 대신 화이트, 블랙, 로즈골드 등 기존 색상에 더해 1~2개 신규 색상을 추가한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으로 사용자 맞춤 편의 기능과 자가관리 기능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제품이 정수기 제조업체 오비오와 합작개발생산한 것과 달리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제조까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약 1년 반 동안 시장 분석으로 축적한 소비자 요구를 바탕으로 비스포크 DNA를 확실히 녹여 '메이드 인 삼성' 정수기를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생산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정수기도 자체 제조 품목으로 포함해 생산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국내 출시한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지난해 3월 국내 출시한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지난 3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비스포크 정수기는 출시 초기 공격적인 영업과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지만 코웨이, LG전자, SK매직 등 기존 업체를 위협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이 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렌털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에 삼성전자는 직접 판매만 했기 때문이다.

대신 냉장고, 식기세척기, 전기오븐 등 주요 비스포크 주방가전과 결합해 정수기도 함께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삼성전자에 긍정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패키지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털업계와 경쟁을 위해 Io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가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파격적인 프로모션과 3년 이상 무이자 할부 등으로 약점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수요가 많지 않은 정수기까지 자체 생산을 시도하는 것은 삼성의 공급망관리 체계 내에서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스포크 DNA를 확실히 접목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단품 수요보다는 여러 주방가전을 묶어서 비스포크 주방가전 패키지로 신혼부부나 이사, 리모델링 가전 수요를 적극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