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절반 이상 "공급망 ESG 경영 미흡, 계약 파기 걱정"

국내 수출기업 절반 이상이 공급망 내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미흡으로 원청기업으로부터 계약 파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기업의 공급망 ESG실사 대응현황과 과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52.2%가 향후 공급망 내 ESG경영 수준 미흡으로 고객사(원청기업)로부터 계약·수주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미흡으로 향후 계약수주 파기될 가능성(자료: 대한상의)
ESG 미흡으로 향후 계약수주 파기될 가능성(자료: 대한상의)

원청기업이 ESG 실사를 시행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실사 대비수준'을 묻는 질문에 '낮다'는 응답이 77.2%로 집계됐다.

'실사 단계별 대응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대응체계 없음'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인 58.1%로 나왔고, '사전준비 단계'라는 응답은 27.5%로 나타났다.

원청업체가 공급망 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ESG 실사, 진단·평가, 컨설팅 경험 유무'를 조사해본 결과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ESG실사(8.8%), 진단·평가(11.8%), 컨설팅(7.3%) 등 분야별로 10% 내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SG경영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예산범위로는 ESG실사의 경우는 '50만원 미만'(29.9%), ESG 컨설팅은 '1000만~2000만원 미만'(26.7%), 지속가능보고서 제작은 '1000만원 미만'(35.1%)을 가장 많이 꼽았다.

ESG 관련 집행가능 예산범위(자료: 대한상의)
ESG 관련 집행가능 예산범위(자료: 대한상의)

조사대상 기업들은 ESG 분야별 가장 중요한 이슈로 '탄소배출'(47.2%), '산업안전보건'(71.8%),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문화'(66.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응답 업체들은 '공급망 ESG 실사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내부 전문인력 부족'(48.1%)을 꼽았고, '진단 및 컨설팅·교육 비용부담'(22.3%), '공급망 ESG실사 정보 부족'(12.3%) 등이 뒤를 이었다.

'공급망 ESG 실사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업종별 ESG 가이드라인 제공'(35.5%)을 가장 먼저 꼽았다. 'ESG 실사 소용비용 지원'(23.9%), '협력사 ESG교육 및 컨설팅 비용 지원'(19.3%), 'ESG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 금융지원'(16.3%) 등이 뒤를 이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올 초 EU 공급망 실사 기준 초안이 발표되고 내년 1월부터 독일 공급망 실사법이 시행되면서 수출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며 “공급망 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만큼 상의도 수출기업들을 위해 공급망 ESG 실사,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