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사상 처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지난 5월 이후 금통위원 공석 상황이 길어지면서 현 정부가 한은 금통위원 인사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한은 총재와 부총재, 금통위원 5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외부 인사 중 임명하는 금통위원은 임기 4년이 보장될 뿐 아니라 차관급 예우를 해준다. 급여 수준은 연봉 3억원에 업무 추진비 등을 포함하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서 가장 명예로운 직으로 꼽힌다.
이런 자리가 지난 5월 12일 임지원 전 금통위원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2개월 넘도록 공석이다. 이 기간 금통위는 회의를 두 차례나 열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금통위원 공석이 길어질수록 통화정책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난 5월 0.25%P 인상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하지만 6인 체제의 금통위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하는 한계와 함께 금통위 무게감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
아울러 지금은 금통위원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는 시기지만 향후 금리 인상, 인하, 동결 또는 통화긴축·완화처럼 의견이 갈리게 되면 '짝수' 금통위에선 최종 의견을 고르기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통상 금통위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다가 3대3으로 나뉠 경우 한은 총재가 최종 결정을 하는 모양새를 취하는데 현재와 같은 6인 체제에선 의견이 반반일 경우엔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새 금통위원에 대한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어 금통위원 공백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은행연합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자리는 은행연합회장 추천 몫인데 은행연합회에서도 누가 차기 금통위원이 될지 얘기가 전혀 돌고 있지 않다.
통상 추천 기관과 정부가 협의해 금통위원을 추천하는데 현 정부에서 어떤 인사를 고려 중인지 어떤 의중으로 금통위원 선임을 미루고 있는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통위원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